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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유령의 마음으로 임선우 줄거리 리뷰

by 심심은D 2023. 11. 25.

 

유령의 마음으로 표지

 

친구가 선물해 준 책 유령의 마음으로. 덕분에 오랜만에 종이로 된 책을 읽었다. 

 

 

 

줄거리

유령의 마음으로에는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고, 책의 제목이 된 유령의 마음으로는 책의 첫번째 이야기이다. 각 이야기는 모두 현실을 바탕으로, 조금은 환타지가 가미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첫 단편 '유령의 마음으로'에는 매일 다를 것 없는, 조금은 울적한 삶을 살고 있던 주인공에게 유령이 나타난다. 그 유령은 자신은 너의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주인공은 이 자신의 마음이 현현된 유령과 함께 지내며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데에 조금 더 솔직해진다.

 

'동면하는 남자'에서 주인공은 연극을 하다가 극단이 망해서 심부름 센터의 아르바이트가 되어 버린다. 카페 진상 고객, 하객 알바 등을 하던 그녀에게 어느 날은 자신이 겨울잠이 잘 수 있도록 땅에 묻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주인공은 큰 돈을 준다는 남자의 제의에 그를 묻지만, 혹시 남자가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여름은 물빛처럼' 에서는 주인공이 어느 날 집에 돌아오니 거실에 나무가 된 남자가 서있다. 주인공의 룸메이트의 전 남자친구라고 하는 이 남자는 갑자기 이 집에서 나무가 되어버려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주인공은 차마 이 남자를 베어버리지 못하고, 함께 커피와 망고를 나눠먹는 동거인이 된다.

 

리뷰

책의 첫 단편 '유령의 마음으로'를 읽으면 굉장히 새롭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유령이 되어 나타난 자기의 마음과 그것을 굉장히 가볍게 인정하고 함께 살기로 하는 주인공의 마음가짐이 굉장히 독특하다. 그리고 결말도 아주 닫힌 결말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온도에 맞는 긍정적인 결말이어서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기에 좋았다.

 

그런데, 그 뒤의 단편들은 개인적으로는 첫 단편을 읽었던 만큼의 좋은 감상을 남겨주지는 못했다. 책의 대부분 이야기에서 갑작스레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들 - 인간이 해파리가 된다거나, 나무가 된다거나, 유령이 된다거나, 겨울잠을 잔다거나 - 이 반복되고, 이를 겪는 주인공들의 반응이나 상황도 굉장히 비슷하다. 대부분 경제적인 어려움과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런 기이한 현상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대부분 유사했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게 어느 새 지루해지는 시점이 왔고, 그 뒤로는 그냥 책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나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계속 만들어 내고 거기서 변주를 만드는 것이 창작자에게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하지만, 단편으로 계속 8편이 이어져서 그런지 이 책은 그런 반복&변주되는 구성이 아쉬웠다.

 

 

 

책 속 문장, 명대사

잠시 뒤에 유령이 나를 끌어안았는데, 그것은 태어나서 내가 처음으로 받아보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이해였다.

유령의 마음으로

 

 

정우는 예상과 달리 덤덤하게 반응했다. 저는 그런 거짓말 나쁘다고 생각 안 해요. 나는 들어가려다가 왜? 물어보았다. ... 그냥요. 김재현 찾으려고 애썼던 거 아니까. 그리고 다 떠나서, 제 방을 청소해주신 건 진짜잖아요.

 

청소업체에서 일한다고 거짓말 한 걸 들킨 '나'에게 정우가

집에가서 자야지

 

 

 

 

유령의 마음으로 뒷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