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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터널 줄거리 리뷰 결말 : 재난에 대처하는 개인과 국가

by 심심은D 2023. 11. 16.

영화 터널 줄거리

기아자동차 영업점의 딜러인 이정수는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터널에 갇히게 된다. 119 구조대원은 처음 7 이내 구출을 약속했지만, 돌발 상황과 실수가 겹치면서 구출 계획은 자꾸만 지연된다. 정수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배터리가 78% 남은 핸드폰, 그리고 자동차의 라디오 뿐이다.

 

 

 

영화 터널 리뷰

기자와 라디오 (언론)

영화에서 언론은 상당히 비판적으로 묘사가 된다. 보도를 위해 이정수에게 전화를 걸고, 사진 촬영을 위해 구조대원들에게 자세를 숙이라고 요구하는 구조 활동에 훼방을 놓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라디오는 달을 넘는 시간 동안 정수에게 위안이 되는 존재이다. 붙일 사람 없는 터널 속에서 라디오를 듣는 정수에게 심적으로 위로가 된다. 12 라디오는 핸드폰을 대신해 부인의 이야기를 들을 있는 연결 통로가 되어주고, 구출 작업은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중대한 소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렇듯 대중 매체인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영화 속에서 서로 무척 상반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텔레비전 뉴스 자체도 영화 속에서 이정수에게 득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는 소재이다. 과도하고 무례한 취재는 이정수와 주변 인물들을 힘들게 했지만 어쨌든 이정수에게 바깥 상황을 정확히 알려준 , 이정수씨에 대한 동정 여론을 불러 일으킨 것은 모두 방송사의 취재 기자 덕분이었고 영화의 마지막에 '구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이야기하는 것도 동일한 방송사의 동일한 기자이다.

 

이정수와 미나 혹은 국가

 

오달수가 이정수를 극적으로 구출하는 장면은 이런 의문을 남긴다.

아니 그럼 이거 10 전에도 구할 있던 아닌가? 

구조팀은 수직 통로를 완공한 , 뚫어놓은 통로와 실제 하정우의 위치가 150m 떨어져있는  알게 되고 수직 통로를 통해서 이정수를 구출하는 계획을 모두 포기한다. 이후 수직 통로는 아무 작업 없이 버려진다.

 

그리고 이정수가 죽었다는 가정 위에 이정수가 갇힌 터널을 폭파하기 10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오달수는 마지막으로 이정수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수직 통로로 진입했다가 이정수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정수는 수직통로를 통해 구출된다.

 

 

그런데 장면은 이정수가 미나의 몸을 짓누르던 돌덩이를 치우는 장면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미나를 만난 첫날 이정수는 미나의 몸을 누르고 있는 돌을 들어보려 한다. 들어보지만 돌은 무게가 무거워 움직이기가 어려워 이내 포기한다. 하지만 며칠 찾아간 미나가 죽었다는 것을 알고 다급해진 이정수는 있는 힘을 다해 다시 돌을 움직이려 하고 결국은 미나를 누르고 있던 돌을 손으로 들어 올린다.

 

물론 미나의 경우에는, 돌을 치웠다고 해도 몸이 치유되기는 어려운 상태였지만 결국 최후의 최후의 순간이 되기까지 묘하게 상황을 방치해 놓은 것은 정수나 119 구조대나 다르지 않다.

 

미나는 영화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많이 내포한 인물이. 미나와 이정수의 관계는 이정수와 국가의 관계와 무척이나 닮아있다. 미나는 이정수의 도움이 없으면 바깥 세상과 연결될 수도, 물을 마실 수도 없다. 이정수가 오달수로 대표되는 국가의 구조팀에 자신을 의지하고 희망을 거는 것처럼, 미나에게 이정수는 자신을 구출해줄 있고 살려줄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영화는 이정수가 국가로 인해 생명을 위협받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미나를 통해 이정수, 그러니까 개개인 또한 국가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김혜숙 아주머니가 영화의 악역으로 나오고 있긴 하지만, 영화의 인물들은 단순한 대립이나 선악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언론 매체건 구조대건 심지어 이정수 마저도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동시에 타인의 생명을 쉽게 꺼뜨릴 있는 입장에 서있다.

 

영화 터널 구출 장면
정수가 구조받는 날 밤 터널 앞의 장면은 어쩐지 바다에 떠있는 배를 닮아 보인다.

영화 터널 결말 - 살아있지 않다면

당시 지하철 9호선에서 영화를 많이 광고했는데, 때의 카피는 "살아있다면" 이었다살아있어요!! 라는 확신에서 시작된 영화는 점점 '살아있지 않다면' 이라는 질문을 남긴다.

 

정수가 살아있지 않다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수를 위해 5분을 할애하는 ,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는 , 인사 사고를 감수하고 복구 작업을 진행하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느냐? 우리는 모든 어려움과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영화 터널을 , 그리고 세월호 사건을 경험한 우리는 문제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 애초에 이런 질문이 생기게 되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살아 있는 분명했던 사람이 "살아있지 않다면" 이라는 가정을 달게 되었는가

자신의 남편을 국가적 재해로 잃은 부인은 가해자가 되어서 비난을 받아야 되는가?

 그리고 영화는 이정수와 미나, 구조대원과 정치인을 통해 그에 대한 대답을 주고 있다.

 

덧붙임. 영화에 쓰인 기아차

영화 터널 세라토
영화의 마지막 장면

이정수가 자동차 영업점의 딜러라는 설정, 그리고 고속도로의 터널에 자동차가 갇히는 설정 때문에 기아자동차는 영화에서 상당히 비중 높은 역할을 한다.

 

주요 역할을 맡는 기아차는 하정우의 K5 , 오달수의 소렌토, 배두나의 세라토인데 사실 앞에 차는 부서지고 흙먼지를 뒤집어쓰는 장면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차량 광고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

 

차량을 홍보할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새롭고 행복한 출발을 이야기 해주는 배두나의 세라토일텐데, 로고도 구형인, 검색하지 않으면 이름 조차 모를 옛날 차를 장면에서 사용한 이유가 궁금했다. 터널에서 탈출한 지금도 그다지 희망찬 새날을 약속해주지 않는다는 감독의 의도가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