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리뷰 (4) 판결과 변호, 처형

 

판결

아이히만은 총 15개의 기소 항목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아이히만은 유대인 민족을 파멸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거나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가하고, 여성들의 출산을 방해하는 등 유대인에게 가한 범죄로 총 8항목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또한, 집시, 폴란드인, 슬로베니아인들을 추방하고 아우슈비츠로 이송한 죄로도 유죄를 판결받았다.

 

각각의 항목은 모두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였다.

 

아이히만은 공공연하게 본인이 유대인의 학살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재판소는 판결문을 통해 아이히만의 말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판결문 일부)

 

이러한 범죄들이 희생자의 수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범죄에 개입한 사람들의 숫자의 측면에서도 집단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수많은 범죄자들 가운데 희생자들을 실제로 죽인 것에서 얼마나 가까이 또는 멀리 있었던가 하는 것은, 그의 책임의 기준과 관련된 한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와 반대로, 일반적으로 살상도구를 자신의 손으로 사용한 사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책임의 정도는 증가한다.

 

재판을 받는 아이히만

 

변호

아이히만의 변호인이 주로 주장한 것은 아이히만이 납치를 당했기 때문에 재판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아이히만은 전쟁이 끝나고 아르헨티나에서 숨어 살다가 납치를 당해 예루살렘 재판소에 서게 되었다.

두번째로는 아이히만은 독일에서 (혹은 국제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며 이스라엘의 재판소에서 판결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독일 재판소는 아이히만의 본국 이송 절차를 거절했다고 한다.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 숨어 살던 때 같은 회사를 다니던 독일인의 제보로 아이히만은 예루살렘으로 잡혀가게 된다.

 

처형

항소심에서도 아이히만은 사형 판결을 받았으며, 대법원의 판결을 받은 지 이틀만에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스라엘 내외의 유대인 단체와 아이히만의 가족들은 아이히만을 사면시켜 달라는 청원을 보냈지만, 이스라엘의 대통령은 이 모든 청원을 거절했다.

 

여전히 정치범이나 친일파 범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우리 나라의 상황을 비춰 보았을 때, 당시 이스라엘 대통령의 결단이 부럽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히만을 예루살렘에서 재판하고 처형하는 데에는 절차적인 문제점들이 있었다. 그런 모든 것들을 무릎쓰더라도, 아이히만을 판결하고 처형하는 게 민족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보듬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아이히만을 다룬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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